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1인당 건강보험 실질 지출이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간 ‘의료 쇼핑(여러 병원을 다니며 중복 진료를 받는 현상)’으로 인한 과잉 의료 이용이 건보 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실상은 의료 서비스의 이용 횟수가 아닌 ‘의료 단가 상승’이 지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국민 1인당 건강보험 실질 지출액은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도 28%가량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의료 서비스 이용 건수는 거의 변동이 없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즉,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더 많이 해서가 아니라, 한 번 병원에 갈 때 지출하는 비용 자체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의료 단가 상승의 주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의료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최신 의료기기와 고가의 진단 장비 사용이 확대된 점입니다. 이로 인해 MRI, CT 등 고가의 영상진단과 신의료 기술 적용이 확대되면서 의료 서비스의 질은 높아졌으나, 비용 부담은 증가했습니다.

둘째,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층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년층 환자의 경우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만성질환 관리가 장기화되며 비용 부담이 점차 누적되고 있습니다.

셋째,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본인 부담률이 줄어들면서 환자들이 더 비싼 치료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부터 추진된 이른바 ‘문재인 케어’ 정책과 그 이후로도 이어진 정부의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로 고가의 의료 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것입니다. 이는 치료 선택권 확대와 의료 질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전체 건강보험 지출을 급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의료 단가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의료 기술은 앞으로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보이며, 고령 인구 비율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의료 비용 관리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보 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불필요한 의료 남용을 방지하는 동시에,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환자들이 과잉 진료를 피하고, 꼭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체계가 중요합니다. 또한, 고령층의 건강 관리와 예방 중심의 의료 체계 구축을 통해 장기적으로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의료비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료서비스의 질과 접근성까지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양질의 의료 혜택을 누리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이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의료 단가 상승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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