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을 철수하거나 상당 부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이스라엘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중동 지역 안보 정세가 다시금 요동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중동 현지 언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군은 시리아 북동부와 동부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900여 명의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거나 감축할 방침이다. 현재 이 지역에는 미군이 IS(이슬람국가) 격퇴 이후에도 남은 병력으로서, 쿠르드족 중심의 시리아민주군(SDF)과 협력하며 지역 내 IS 잔존 세력 소탕 및 치안 유지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미군의 철수 결정은 중동 내 미국의 전략적 재배치를 통한 국방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미군의 군사적 부담을 줄이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적 방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중동 지역에서 군사 개입을 최소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군사력을 재배치하는 등 대외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강력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를 표명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경우 시리아 정부군과 그를 지원하는 이란의 혁명수비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특히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매우 민감한 상황에서, 미군의 존재가 사라질 경우 이란과 그 동맹 세력들이 이스라엘과 더욱 가까운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미군 철수가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공백을 초래해 이란 및 헤즈볼라가 이를 메우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는 미군의 감축 결정에 대해 미국 행정부와 긴급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이번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철수 결정에 대해 “IS가 더 이상 심각한 위협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의 지속적인 유지 필요성을 재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하며 “철수 이후에도 지역 안정화를 위한 군사적, 정치적 지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미군의 철수 결정이 중동 지역 내 권력 균형을 크게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됨에 따라 이란, 러시아, 터키 등 지역 내 경쟁국들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앞으로 중동 지역의 정세는 물론,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략 및 시리아 내전 해결 방안에도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와 중동 각국은 앞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의 결과와 지역 내 정세 변화에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